공급과잉에 선사들 노선 감축 본격화
한중항로는 해운 불황 여파로 운임이 급락하면서 심각한 침체에 빠졌다. 물동량은 상저하고의 모습을 보였다.
황해정기선사협의회에 따르면 올해 1~10월 한중 양국을 오간 컨테이너 물동량은 269만9700TEU를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의 270만9900TEU에서 0.4% 감소했다. 수출물동량은 5% 감소한 90만4100TEU, 수입물동량은 3% 늘어난 165만4300TEU였다. 수출화물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내리막길을 걸은 반면 수입화물은 지난해 5% 감소했다가 1년 만에 상승세를 회복했다. 원양선사가 고객인 피더화물은 9% 감소한 14만1400TEU에 그쳤다.
반기별로 보면, 상반기 6달 물동량은 2% 감소했지만 하반기 4달 물동량은 2%의 상승세를 띠었다. 하반기 반등은 수출화물의 감소율 둔화와 수입화물 호조가 배경이다. 수출화물은 상반기 7%, 하반기 3%의 감소율을 보여줬고 수입화물은 상반기 2%, 하반기 5%의 성장률을 시현했다. 피더화물은 상반기에 15% 감소하는 침체에 빠졌다가 하반기엔 제자리걸음 행보를 보였다.
수출화물 약세는 주요 품목인 합성수지(레진)의 부진이 원인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1~10월 중국으로 수출된 석유화학제품은 480만t으로, 전년 같은 기간의 495만t에 비해 3% 감소했다. 석유화학제품은 코로나 사태 첫 해인 2020년 23% 급증했다가 2021년에 15%의 두 자릿수 감소세로 돌아선 뒤 지난해 7% 감소했고 올해도 3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갔다. 이 중 합성수지는 13% 급감한 373만t에 머물렀다.
반면 수입에선 레진이 두 자릿수 성장을 거뒀다. 같은 기간 중국에서 한국으로 수입된 석유화학제품은 93만t으로, 1년 전 79만t에 비해 18% 성장했다. 이 중 합성수지는 21% 급증한 75만t을 찍었다.
운임은 큰 폭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초 사상 최고치를 찍었던 수입운임은 같은 해 4분기 반 토막 난 뒤 올해도 하락 곡선을 이어갔다.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평균 중국 상하이발 부산행 수입항로 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 기준 163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평균 321달러에서 반 토막 난 수준이다.
2019년 128달러였던 한중 수입항로 연평균 운임은 코로나19 사태 첫 해인 2020년 133달러로 소폭 상승한 뒤 2021년 287달러로 급등했고 지난해는 321달러를 기록, 사상 처음으로 300달러를 돌파했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발 물류난이 진정되고 수요 부족과 공급 과잉 시황이 이어지면서 가파른 내리막길을 걸었다.
주간 SCFI는 11월 마지막 주부터 3주 연속 137달러를 유지했다. 올해 3월 초까지 200달러대를 웃돌던 수입 운임은 3월 중순 앞 자리가 2에서 1로 바뀌었고 6월 말부터 한 달간 단기 저점인 131달러까지 떨어졌다. 8월께 선사들의 인상 노력으로 165달러로 올랐지만 다시 하락해 9월 이후 140달러 선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수출운임은 마이너스 수준으로 떨어졌다. 해양진흥공사에 따르면 올해 평균 한국발 중국행 운임지수(KCCI)는 40피트 컨테이너(TEU)당 126달러를 기록했다. TEU 환산 운임은 63달러 수준이다. 수출항로 운임지수는 바닥 없는 하락세를 이어 가고 있다. 12월 평균 KCCI는 29달러에 불과하다. 저유황할증료(LSS) 등의 부대운임을 제외할 경우 기본운임은 마이너스다.
올해 하반기 LSS는 TEU당 100달러가 적용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281달러에서 시작한 한중항로 월 평균 KCCI는 시나브로 하락해 올해 4월 144달러로 떨어지며 200달러 선이 무너졌다. 7월엔 79달러로 하락하며 두 자릿수로 위축됐고 9월 이후 30달러 선으로 추락했다.
공급 과잉에 따른 시황 악화에 대응해 선사들은 노선 감축에 나서고 있다. 고려해운과 남성해운은 이달 들어 한중일 구간을 운항하는 펜듈럼(시계추) 노선을 기존 6편에서 3편으로 줄였다. 앞서 흥아라인도 한국 부산 울산 광양과 중국 닝보를 잇는 BNX 서비스를 중단했다.
선사 관계자는 “한중 구간 운임이 손익분기점을 크게 밑돌고 있어 비용을 절감하고 공급을 축소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출처: KS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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