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동량 줄고 운임 ‘뚝뚝’… 위기의 해운업계

물동량 줄고 운임 ‘뚝뚝’… 위기의 해운업계

글로벌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물동량이 감소하면서 해운 운임이 18주 연속 하락하고 있다. 고환율로 해운사들의 수익이 늘었지만 선박 리스비, 연료비 등 비용도 함께 증가해 실적 우려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23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컨테이너선 15개 항로의 운임을 종합한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21일 기준 1778.69로, 전주 대비 35.31포인트 하락했다. SCFI는 지난 6월 17일 이후 18주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며, 올 들어 최저치를 기록했다. 앞서 SCFI는 코로나19 이후 물동량이 줄고 항만 적체가 겹치는 등 영향으로 올해 초 사상 최고치인 5109.60까지 치솟은 바 있다.

운임 하락은 중동 노선을 제외한 전 노선에서 나타났으며, 특히 미주, 유럽 노선에서 큰 폭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주 동안노선의 운임 지수는 1FEU(길이 12m 컨테이너)당 전주 대비 177달러 하락한 5639달러, 미주 서안노선은 전주보다 68달러 떨어진 2029달러로 나타났다. 유럽 노선도 1TEU(길이 6여m 컨테이너)당 2379달러로 전주보다 202달러 하락했다.

특히 최근 해운업계에 일반적으로 ‘호재’로 인식되는 고환율도 연료비 등을 증가시켜 오히려 부담 요인이 되는 모습이다. 해운사들은 해상운임을 달러로 받기 때문에 환율이 오를 경우 이익을 보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선박 리스비와 연료비도 달러로 결제해야 하기 때문에 오히려 비용이 늘어날 수 있다. 에프엔가이드는 HMM의 올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직전 분기(2조9371억원)보다 줄어든 2조5501억원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최근 지속적인 운임 하락은 글로벌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물동량이 줄면서 해상 운송이 감소한 탓으로 분석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미국 서부와 영국 주요 항만에서 임금 노사협상이 진행중인 탓에 미국, 유럽 운임이 크게 상승했고, 이 부분이 전체 운임지수가 하락하는 데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해운 운임 하락세가 계속될지 여부에 대해서는 미지수라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해운 운임이 올 하반기까지 계속해서 떨어질 것이란 예상도 나오지만, 보통 2, 3분기는 해운사들이 성수기인 반면 1, 4분기는 비수기에 해당하기에 운임 하락세도 통상적인 수준에서 이해할 수 있다”면서 “수급 균형으로 인해 운임이 형성되는데, 코로나19 시기에 비정상적으로 올랐던 해운 운임이 정상 수준을 찾아가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